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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소는 누가 키워
작성자 대표 관리자 (ip:121.136.33.17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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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일 21.11.15 16:17:1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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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날 시골은 집집마다 소 한 마리씩 길렀습니다. 

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기릅니다.

매일 새벽과 초저녁이면 아궁이에서 소여물 끓이는 냄새가 온 동네에 가득 퍼집니다. 

특히 겨울철에 굴뚝마다 하얀연기가 나오는 장면은 장관입니다. 

아마 박수근 화백이 봤으면 현대사에 길이 남을 한 폭의 걸작이 탄생했을지도 모릅니다.

정성껏 기른 소가 새끼를 낳고, 그걸로 첫째 대학 보내고, 둘째 장가 보내고, 잔치도 하며 그렇게 살림밑천이 되는 것입니다.

초등학교 3학년 때 소가 여물을 먹는 걸 얼마나 뚫어지게 봤는지 모릅니다. 신기했거든요.

큰 덩치를 유지하려면 단백질, 지방, 탄수화물을 먹어야 될 게 아닙니까?

근데 영양가가 전혀 없을 것 같은 여물을 씹고있으니 신기했죠.

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걸 보면 굉장히 인상 깊었나 봅니다.   

오래 씹다가 꿀떡 삼키고, 또 헛구역질하더니 삼켰던 내용물을 다시 되새김질하는 게 마냥 신기했습니다. 

배속에 들어간 걸 다시 꺼내 곱씹는 한우.


어떤 후원자가 핸드크림을 사주셨습니다. 

겨울철에 손 마를 일 없는 봉사자에게 귀한 걸 사준 것입니다.

이게 1년 전 일입니다.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.

다시 겨울철이 되자 손이 트기 시작했습니다. 

그래서 1년 전 핸드크림을 찾았습니다.

그리고 갑자기 든 생각이 

소가 되새김질 하듯 감사한 마음이 다시 샘솟기 시작한 것입니다.

핸드크림을 보면서 소, 여물, 되새김질까지 줄줄이 생각나는 게 신기했고,

핸드크림을 사준 그 분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어 이렇게 글로 제 마음을 표하고 있네요.

소가 되새김질하듯, 곱씹듯, 계속계속, 고마운 마음을 갖겠습니다.  

--

옛날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.  

지금도 잘 산다고 말할 수 없지만, 옛날엔 훨씬 어려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안합니다. 최소한 먹는 건 걱정 않고 삽니다. 

우리에게 후원하는 분들이 “김성민, 당신 쓰세요.”라며 후원하는 게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. 

“나 대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세요”라는 의미로 흔쾌히 지갑을 여는 것이죠.

후원자의 마음을 잘 읽어서 “구분에 맞게” 지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.

근데 혹시 “콩고물”을 아시나요? 우리는 콩고물을 얻어먹는 것입니다.

어려운 사람을 다 도와주고 나머지, 부스러기, 남은 것, 찌꺼기, 잔반처리 뭐 이런 개념입니다. 

그래도 괜찮습니다. 자존심 안 상합니다. 

지난 주 금요일도 무료급식이 모두 끝났는데 도시락 몇 개가 남은 것입니다.   

그래서 제가 혼밥으로 처리했습니다. 버리면 아깝잖아요. 

이런 게 좋아요. 행복해요. 

“저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게 ‘행복’ 그 자체입니다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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